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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불가피한 선택인가

15.10.15



마술 같은 맛 그려내는 식품첨가물


| 글 | 강석기 기자 ㆍsukki@donga.com |

1900년대 초 일본 도쿄제국대 화학과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다시마를 넣고 끓인 맛국물(‘다시(だし)국물’이라는 일본식 용어의 순화어)의 독특한 맛의 비밀을 찾고 있었다. 이케다 교수는 4가지 기본맛, 즉 신맛, 짠맛, 단맛, 쓴맛을 내는 재료를 어떻게 조합해도 맛국물 특유의 맛을 만들 수 없다는 데서 이 맛은 독자적인 영역, 즉 또 다른 기본맛이라고 가정했다.

그는 대학원생 한 명 없이 연구 보조원과 둘이서 다시마를 갖고 씨름한 끝에 1908년
그 물질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타민산의 염인 글루타민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 이하 MSG)이 바로 그 주인공. 이케다 교수는 MSG의 맛을 우마미(旨味, 감칠맛)로 명명했다. 이듬해 이케다 교수는 ‘아지노모도’, 즉 맛의 정수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려 동명의 브랜드로 MSG 조미료를 내놓았다. 20세기 식품 분야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인 ‘합성조미료’ 시대가 출범한 것이다. 요리솜씨가 없는 새내기 주부도 MSG 가루를 한 스푼 타면 그럴듯한 국과 찌개를 내놓을 수 있고 라면과 과자의 감칠맛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의 위안이 됐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 값싸고 풍미가 좋은 MSG에 점점 의존하면서 중국식당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 즉 과다한 MSG 섭취로 인한 일시적인 신체 이상 반응이 알려지고 미각이 왜곡되면서 원재료 고유의 맛을 담은 ‘진짜 음식’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MSG는 등장 100년 만에 식품업계의 ‘총아’에서 매출에 방해가 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식품첨가물의 대명사 MSG 발견 100년을 맞아 식품산업이 오늘날처럼 거대하게 성장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온 식품첨가물의 진면목을 들여다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용되는 식품첨가물은 604종. 이들 역시 MSG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마술 같은 맛 그려내는 식품첨가물국, 찌개의 감칠맛 연출하는 향미 증진제
아이스크림, 주스 풍미 더하는 착향료 청량음료 속 착색료, 선명한 햄 만드는 발색제
빵, 과자 속 감초 유화제·팽창제


찌개의 감칠맛 연출하는 향미 증진제


 
“맛을 내는 데는 MSG만 한 게 없지요. 맛을 전체적으로 어울리게 하는 효과는 정말 탁월합니다.”

O식품회사에서 조미식품을 개발했던 이원철 전(前)연구원은 MSG의 마법 같은 효과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맛을 내는 게 간단한 것 같지만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단맛, 짠맛, 신맛이 적절하게 조화가 돼야 ‘맛있다’고 느껴지는데 이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MSG를 조금 넣으면 마술처럼 근사한 맛이 나오죠.”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식품업계는 물론 식당과 가정에서도 MSG는 약방의 감초 이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첨가물이었다. 심지어는 소주에도 MSG가 들어갔다. 당시는 집집마다 소금통, 설탕통과 나란히 MSG를 담은 통이 있었다. 주부 김남희 씨는 “예전에는 국을 끓이던 찌개를 만들던 항상 마지막엔 MSG(실제론 제품명을 언급함)를 넣으면서 맛을 봤다”며 “지금은 번거로워도 다시마, 멸치, 버섯을 우려낸 육수로 요리를 한다”고 말했다.

경제수준이 올라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부들이 MSG를 멀리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식당의 93.7%가 맛을 내기 위해 여전히 MSG를 쓰고 있다.

맛보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따라 ‘MSG무첨가’를 컨셉으로 하는 제품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많은 제품들의 식품첨가물 목록에서 MSG를 찾아볼 수 없다. MSG가 톡톡히 제몫을 했던 라면스프에서도 MSG가 사라지고 있다. 국내 라면 1위업체인 농심의 경우 지난해부터 MSG를 쓰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MSG가 없이도 과거 라면스프맛을 낼 수 있을까.


 
이원철 전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MSG맛을 쫓아갈 수 있는 재료가 없다”며 “천연조미료로는 ‘감칠맛’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기술연구소 조미가공식품연구팀 손상수 팀장도 “MSG 대체 원료가 아직까지는 MSG를 대신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다양한 대체 원료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그 간격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이로운 효과에도 MSG는 주방에서 영원히 추방해야할 만큼 문제가 많은 물질일까.

“MSG는 천연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의 염 형태인 분자일 뿐입니다. 과거에는 화학적 방법을 썼지만 지금은 당밀을 발효해 얻고 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합성조미료라고 부를 수 없지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MSG를 몸에 굉장히 해로운 것처럼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첨가물과 임호수 보건연구사 “JECFA(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는 MSG를 독성이 매우 낮아 식품첨가물 효과를 나타내는 수준으로 사용했을 때의 총 섭취량은 건강상 위해를 주지 않는 물질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금이나 설탕도 지나치게 넣으면 몸에 해롭듯이 적정수준 이상을 쓸 때 문제가 되는 셈이다.


MSG 유해성,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


 

글루타민산이 풍부한 해산물을 즐겨 쓰는 중국요리는 MSG의 등장으로 큰 원군을 얻었다. 재료를 아끼고도 같은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968년 중국음식을 먹고 두통을 호소하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감각이 무뎌지는 일부 사람들의 증상을 묶어 중국식당증후군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듬해 ‘사이언스’에 ‘MSG : 약물학과 중국식당증후군에서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나오면서 MSG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낙인찍혔다. 영국 런던대 신경생물학자 스티븐 로즈 교수는 “글루타메이트(MSG의 음이온)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라며 “이런 물질을 음식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면 신경독성 증상 즉 중국식당증후군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과는 달리 MSG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이 물질의 유해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매튜 프리먼 박사는 2006년 그 동안 나온 MSG 관련 논문을 종합 검토한 결과를 발표한 논문에서 “임상시험은 MSG가 증후군의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일관성 있는 증거를 찾는데 실패했다”며 “MSG에 민감하다는 소수의 사람들조차 위약과 함께 한 실험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요약했다. 미국 뉴욕대 영양학과 매리언 네슬 교수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MSG 논쟁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슬 교수는 2006년 발간한 ‘먹어야 할 것’이라는 책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를 담았지만 MSG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MSG 맛을 쫓아갈 수 있는 재료가 없다.
천연조미료는 ‘감칠맛’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 주스 풍미 더하는 착향료


 
바닐라 아이스크림, 바닐라 초콜릿, 바닐라 우유, 바닐라 웨하스.
남아메리카 원산인 열대식물 바닐라의 열매를 발효시켜 만든 고급향료 바닐라는 16세기까지만 해도 잉카의 왕족들이 마시는 초코음료에 들어가는 고급원료였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스크림에서 과자에 이르기까지 바닐라가 들어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바닐라는 어떻게 충당할까.

“현재 바닐라는 마다가스카르나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서 대량 재배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고가입니다. 따라서 모든 제품에 천연 바닐라를 쓸 수 없지요.”


 


국내 최대 향료업체인 한불화농의 향료연구소 권우섭 부소장의 설명이다. 대신 바닐라 향의 특징을 부여하는 분자인 바닐린(vanillin)을 합성해서 쓴다. 천연 바닐라 추출물에는 바닐린이 5% 정도 들어있고 왁스와 섬유소 등이 포함돼 있다. 천연 바닐라는 향기도 풍부할 뿐 아니라 유제품의 비린내를 없애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많은 유제품이 바닐라향인 이유다.

“결국 제품 가격과 비례해 천연 대 합성 바닐라향의 비율이 결정됩니다. 고급 아이스크림의 경우 주로 천연 바닐라 추출물이 쓰이지만 과자류는 바닐린을 위주로 한 합성착향료가 쓰이지요.”

따라서 무조건 합성착향료는 쓰면 안 된다는 논리를 따른다면 결국 고가 제품이 아니면 바닐라 향을 맡을 기회조차 사라진다. 한편 합성착향료가 없으면 사실상 제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주로 과일향을 내는 식품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과일향은 과일에서 추출하기가 어렵고 설사 얻는다고 해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오렌지나 사과 주스를 생각해보자.

과일을 그때그때 갈아먹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과일은 수확하는 계절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싼 가격에 신선한 과일을 연중 구할 수도 없다. 대신 제품화된 과일주스가 있기 때문에 우리들은 어느 때나 100% 과일주스를 마실 수 있다. 그런데 특정 시기에 수확한 과일로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주스를 만들어야 하므로 과일을 보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일 자체를 보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과즙을 5~6배 농축해 냉동보관한다. 과즙은 보통 90% 이상이 물이므로 물을 증발시켜야 하는데 대기압에서는 100℃에서 물이 끓으므로 이 과정에서 영양성분이 파괴된다. 따라서 압력을 낮춰 60~70℃에서 끓게 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그럼에도 과일의 향기 성분은 분자량이 작아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대부분 날아간다.

“오렌지나 사과 농축액 자체는 향기가 거의 빠져나갔기 때문에 향이 미약합니다. 결국 여기에 해당 과일향이 나는 합성착향료를 넣어줘야 하지요.” 합성착향료가 없다면 설탕물처럼 달짝지근한 맛만 나는 과일주스를 사먹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권 부소장은 설명했다. 한편 합성착향료는 워낙 소량만 넣어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첨가물에 비해 유해성 논란도 적은 편이다.

최근에는 농축액을 쓰지 않고 과일을 갈은 상태 그대로 병입해 판매하는 제품이 나왔다. 유기농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올가의 가공식품팀 송상민 대리는 “친환경으로 재배한 감귤과 사과로 주스를 만드는데 여기에는 합성착향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의 사과주스를 마셔보면 기존 사과주스보다 사과의 맛과 향에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좀 밋밋하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 이 제품은 과일값이 국내보다 훨씬 싼 외국의 농축과즙을 들여와 합성착향료를 첨가해(합성착향료의 원가는 무시할 수준이다) 만든 주스보다 2~3배나 더 비싸다.

무조건 합성착향료는 쓰면 안 된다는 논리를 따른다면 결국 고가 제품이 아니면 바닐라향을 맡을 기회조차 사라진다.


청량음료 속 착색료
선명한 햄 만드는 발색제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수십 년 째 바나나맛우유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B사의 바나나맛우유를 공략하기 위해 M사는 제품 이름까지 이렇게 지었다. 용기 아래쪽에 ‘무색소/천연과즙우유’라는 문구도 보인다. 사실 바나나 껍질이 노랗지 속은 옅은 베이지색인데도 우리는 노란 바나나맛우유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기도 하다. 색은 향만큼이나 제품의 ‘정체성’을 알리는데 기여하는데 많은 경우 서로 짝을 이루고 있다. L사의 ‘사랑방선물’이라는 사탕을 봐도 흰색은 파인애플향, 노란색은 복숭아향, 주황색은 오렌지향, 녹색은 사과향, 빨간색은 딸기향, 보라색은 포도향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식품에는 타르계 색소가 많이 쓰였다. 색이 선명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르계 색소가 암을 일으키거나 어린이의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적지 않은 색소가 식품첨가물 목록에서 퇴출됐고 일부는 사용이 제한돼 있다.


 


식약청 식품첨가물과 임호수 연구사는 “타르계 색소인 적색2호의 경우 기존 46개 사용금지식품 목록에 캔디류, 아이스크림류 등 어린이 기호식품을 최근 추가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식품업계는 여러 제품에서 천연색소로 바꾼 상태다. L사의 사랑방선물의 경우도 치자청색소, 적양배추색소 등 천연색소로 색을 냈는데 예전의 사탕보다 색이 옅은 편이다. 다만 장기간 햇빛에 노출되는 청량음료에는 여전히 청색1호나 황색4호 같은 합성색소가 쓰이고 있다. 또 영세 식품회사에서 만드는 일부 젤리나 사탕에는 여전히 타르계 색소가 들어있다.

국내 유명 과자회사 신제품개발부에서 일하다 깨달은 바가 있어 나와 이제는 식품첨가물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 씨는 “원 재료에서 나오는 색이 아닌 한 타르계 색소나 천연색소가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업체들은 이런 임시방편보다는 색소를 쓰지 않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착색료와 달리 자체로는 색이 없지만 식품의 색을 선명하게 만드는 물질을 발색제라고 부른다. 고기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인 햄이나 소시지에는 오래 전부터 이런 효과를 내는 첨가물이 쓰였다. 아질산나트륨이 그 주인공. 이 물질은 신선한 고기 느낌이 나는 자연스런 색을 줄 뿐 아니라 미생물 성장을 억제하는 보존료 역할도 하고 고기에 풍미를 더해주는 조미료 효과도 있다. 1석3조인 셈이다.

그런데 아질산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면 적혈구에 이상이 생겨 산소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식품속의 알킬아민류와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이 물질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식품에서 문제가 된 사례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질산나트륨의 *1일 섭취허용량(Acceptable Daily Intake, 이하 ADI) 은 0.06으로 체중이 50kg인 경우 3mg이다. 한편 햄이나 소지지의 아질산나트륨 함량 기준은 kg당 70mg이하인데 우리나라 제품은 kg당 평균 9mg이 들어있다. 지난 2005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ADI 대비 불과 6.8%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햄을 좋아하는 19세 이하에서는 0.6%가 ADI 값을 초과했다.


 
친환경 햄을 개발해 외국에서도 수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한경햄의 곽영순 이사는 “육제품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아질산나트륨은 이를 막을 수 있어 꼭 필요한 첨가물”이라며 “다만 많이 쓸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어 자사 햄의 경우 허용치의 35분의 1 수준인 kg당 2mg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금택 교수도 “아질산이 없는 육가공제품은 강력한 신경독소를 만들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될 수 있다”며 “만일 이런 일이 생길 경우 첨가물을 넣지 않은 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제품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아질산나트륨은 이를 막을 수 있어 꼭 필요한 첨가물이다. 다만 많이 쓸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식품 원료에서 천연색소를 만들어 합성색소를 대체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천연색소는 색이 약하고 불안정한 데다 품질이 일정치 않은 반면 값은 비싸다. 다양한 원료에서 얻은 천연색소들.

1일 섭취허용량(ADI)*
사람이 어떤 물질을 일생 동안 매일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1일당 및 체중 1kg당 섭취량을 mg으로 표시한 값이다.


빵, 과자 먹음직스럽게 하는 유화제·팽창제


 

베이커리 옆을 지나가다 보면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향기로운 빵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문을 열게 된다. 식빵을 비롯해 앙금빵, 패스트리, 카스텔라, 케이크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고 가공도 많이 한 과자보다는 빵이 몸에 좋겠지.’

빵의 원료라야 밀, 우유, 달걀, 이스트(효모) 정도일 테니 틀린 생각도 아닌 것 같다. 과연 그럴까. 편의점이나 제과점에서 개별 포장이 돼 있는 빵을 집어 포장지 뒷면을 보면 ‘원재료명 및 함량’ 란에 깨알 같은 글씨기 가득하다. 앞에 든 기본 재료 뒤에도 목록은 한참이나 계속된다.

모 업체의 팥앙금빵 하나에는 유화제, 황산칼슘, 황산암모늄, 염화암모늄 같은 첨가제가 쓰이고 있다. 빵 하나를 만드는데 이런 물질이 들어가야 할까.

“빵은 밥과 비슷합니다. 금방 지었을 때는 고슬고슬한 밥도 몇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지듯이 빵도 갖 구워냈을 때 맛과 질감이 오래가지 못하지요. 이런 상태를 오래 유지하려면 첨가제를 넣어야 합니다.”


 
6가지 첨가제(화학팽창제, 제빵개량제, 합성보존료, 합성착색료, 화학조미료, 합성유화제)를 쓰지 않는 빵를 만드는 올가 베이커리의 안서정 대리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경우 밀과 버터, 달걀, 설탕, 이스트 같은 기본 원료만으로 빵을 만들기 때문에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는 빵에 익숙한 사람이 처음 먹었을 때 맛이 다소 밋밋하고 촉감도 거친 편이다.

“카스텔라의 경우 저희는 밀가루에 달걀과 버터, 우유를 넣고 믹서기로 저어 거품을 냅니다. 그런데 시중에 있는 카스텔라 대부분은 유화제를 써서 미세한 기포를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촉감이 훨씬 부드럽죠.”



 
한편 기본 재료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형태의 빵도 있다. 스콘이나 일부 쿠키는 반죽 속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팽창제인 베이킹파우더가 없으면 만들기 어렵다. 또 패스트리 같은 종류도 첨가제가 많이 들어간다. 결국 겉모습이 다채롭고 입에 감기는 빵은 첨가제의 작품인 셈이다.

한편 식품이 썩지 않고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보존료도 식품첨가물의 중요한 목록이다. 보존료로는 안식향산이나 파라옥시안식향산의 에스테르 화합물 등이 있다. 안식향산은 세포내 효소 활성을 억제해 미생물을 죽이는데 자연계에도 있다. 안식향이라는 나무에서 흘러나온 수지는 향이 강해 향료로 쓰이는데 주성분이 바로 안식향산이다. 그밖에도 여러 식물이 안식향산을 만드는데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방어수단으로 여겨진다. 사람의 경우 하루 섭취량이 0.5g이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약산인 안식향산은 수소이온이 붙어있는 산성 용액일 때 방부효과가 크고 pH가 올라감에 따라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pH 영향을 덜 받고 방부력도 큰 안식향산에 수산화기가 붙어 있는 분자인 파라옥시안식향산의 에스테르 종류도 쓴다. 에스테르를 이루는 알킬기 사슬이 길어질수록 방부력이 올라간다. 즉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보다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이, 이보다는 파라옥시안식향산프로필이 더 강한 보존제다.


 
그런데 최근 유럽의 식품첨가물평가위원회에서 파라옥시안식향산프로필이 인체의 생식계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8월 15일부터 식품에서 이 물질을 보존제로 쓸 수 없다. 식약청 식품첨가물과 임호수 연구원은 “평소 외국 기관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파라옥시안식향산프로필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 뒤 6월 24일에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제조공정을 개선해 방부제를 쓰지 않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또 유통기한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기도 한다. 안병수 씨는 “식품회사가 맘만 먹으면 첨가물을 안 쓰고도 얼마든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다른 산업에 비해 식품회사는 R&D투자에 인색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사실 식품첨가물을 쓰면 여러 측면에서 제품품질을 관리하기가 편하다. 결국 식품첨가물이 든 제품을 택하지 않는 소비자의 움직임이 식품업계가 타성에서 벗어나 ‘되도록 첨가물을 안 쓰는’ 방법을 찾는 연구에 착수하도록 이끌어가는 원동력인 셈이다.

식품첨가물이 든 제품을 택하지 않는 소비자의 움직임이 식품업계가 ‘되도록 첨가물을 안 쓰는’ 방법을 찾도록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암호 같은 문자 성분표시 보는 법!

갈빗집에 가서 메뉴를 고를 때 드는 생각. 고기뿐인 생갈비는 각종 양념이 들어간 간장에 재운 양념갈비보다 왜 더 비쌀까. 고기 자체로 평가받는 생갈비에 좀 더 육질이 우수한 고기를 쓰기 때문일 것이다. 가공식품도 비슷하다. 같은 제품 유형일 경우 대체로 고가일수록 들어가는 성분 가짓수가 더 적다. 보통 포장지나 제품용기 뒤쪽에 보면 ‘원재료명’ 항목이 있다. 깨알 같은 글씨에 식품전문 용어가 태반이라 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임호수 보건연구사는 “여기에는 제품에 쓰인 식품원료와 식품첨가물이 함께 표시돼 있다”며 “대체로 함량이 높은 순으로 배열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통되는 제품에 쓰인 식품첨가물의 면면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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