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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값이 쌀 수록 바다는 썩어간다?

2020-03-12

2018년 4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지에 게재된 'Microplastic contamination of river beds significantly reduced by catchment-wide flooding' 논문에서 인용된 표. 논문에서는 한국의 인천 해변과 낙동강 주변의 침전물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높다고 평가했다. (사진=논문 캡처)


2018년 4월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세계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지에 미세플라스틱 연구 결과 논문을 발표했다. 강바닥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한 'Microplastic contamination of river beds significantly reduced by catchment-wide flooding' 논문에서는 한국의 인천 해변과 낙동강 주변의 침전물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천은 해변 침전물로만 따지면 분석 국가 중 미세플라스틱 침전물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발표 이후 국내 백사장은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의 해변은 정말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높을까?



국내 해안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은 양식장 '스티로폼'


해양수산부는 매년 국내해안에 쓰레기가 얼마나 있는지를 측정하는 국내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 발견된 쓰레기의 약 80% 이상은 플라스틱 쓰레기(스티로폼 포함)가 차지한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은 스티로폼이다.




2018년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결과 자료.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사진=해양쓰레기통합정보시스템 캡처)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대표를 맡고 있는 홍선욱 박사는 "국내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바로 스티로폼 부표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홍선욱 대표는 "서해와 남해에는 양식장이 많은데 이들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부표가 대부분 스티로폼이다"며 "스티로폼 부표가 잘게 부서져 해안에 쌓인 것이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오션은 국내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민간단체로 지난 2008년부터 해양수산부와 함께 국내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 대표는 "스티로폼은 다른 플라스틱 제품과 달리 쉽게 부서지는데 하나의 부표가 셀 수 없는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뀔 수 있다"며 "스티로폼 쓰레기를 제외하면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1900만개의 스티로폼 부표가 사용되고 있다. 스티로폼 부표 대부분은 김 양식과 굴 양식에 사용된다. 남해안은 굴 양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국내 굴 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싼 편이다. 값싼 굴을 먹는 만큼의 해양오염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스티로폼 부표 및 쓰레기 현황 (사진=해양수산부 자료 캡처)



스티로폼 폐부표 발생 양도 늘어났다. 굴 양식의 특성상 스티로폼 쓰레기 발생량은 다른 양식에 비해 더 많은 편이다. 해수부는 매년 160만 개의 스티로폼 폐부표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1개의 스티로폼이 천문학적인 양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스티로폼 폐부표는 부서지고 쪼개져 물에 떠다니다가 연안과 해변에 쌓인다. 거센 바람이나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해안선에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하다. 한 개의 폐부표가 만들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수는 천문학적인 숫자에 가깝다. 큰 덩어리 상태의 스티로폼은 수거라도 가능하지만 알갱이상태로 쪼개진 뒤에는 수거가 불가능하다. 미세플라스틱이 된 스티로폼 알갱이는 김, 굴, 홍합 등에 흡수되고 이것을 다시 해산물을 먹는 동물과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북 포항 구룡포 해수욕장에 밀려온 해초 위로 흰 스티로폼 알갱이가 가득하다. (사진=박기묵 기자)



현재 정부는 스티로폼 부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부표 보급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어민들이 스티로폼 부표를 가져오면 친환경 부표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단순하지만 쉽지는 않다. 친환경 부표가 아직 스티로폼 부표의 편리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해수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시흥환경운동연합 김문진 사무처장은 "친환경 부표가 무겁고 관리가 힘들지만 스티로폼은 가볍고 원하는 모양으로 자를 수 있기 때문에 스티로폼 부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도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 검건효 사무관은 "기존 부표가 사용측면에서 훨씬 편하기 때문에 아직 어민들의 호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친환경 부표가 오염이 적고 스티로폼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품질을 개선해 나가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전국에서 사용되는 부표 50%를 바꾸는 것을 수년 내에 달성하는 목표로 추진중이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부표라고 해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친환경 부표도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스티로폼 부표까지는 아니지만 친환경 부표도 부서지고 깨져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뀔 수 있다.




충남 태안 백리포 해수욕장에 버려지 있는 쓰레기. 일반 부표와 함께 부서진 플라스틱 부표를 볼 수 있다. (사진=박기묵 기자)



서·남·동 해안선 따라 2000km, 직접 가보니


CBS 노컷뉴스 취재진은 서해 강화도에서부터 남해를 거쳐 동해 속초까지 해수부가 해안모니터링 조사를 하는 주요 지점을 4월 한 달간 돌아보며 실제로 해안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은지 조사해 보았다. 서해와 남해안의 경우 해안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로폼의 경우 서해와 남해, 어딜 가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람에 세게 불 때면 스티로폼이 백사장 여기저기로 굴러다녔다. 깨지고 부서진 친환경 플라스틱 부표의 모습도 찾을 수 있었다. 밀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에는 어김없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 바닷물이 닿는 바위, 나무 사이에는 플라스틱이 끼어 있었다. 양식장이 가까운 곳일수록 스티로폼 쓰레기가 많았다. 일부가 쪼개진 스티로폼에서부터 양식장 부표가 통째로 떨어져 나온 것까지 다양했다. 쓰레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악취까지 심했다.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간 자리에는 흰 줄이 백사장을 따라 이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흰 플라스틱 알갱이들이었다.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모습은 해수부의 2018년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조사와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보였다.


전남 고흥군 염포해변에서 캠핑을 하던 가족은 스티로폼 쓰레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문제라고 생각하고 보니 해변 어느 곳에나 쓰레기가 보인다"며 "스티로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스티로폼 쓰레기라고만 생각했지 작은 알갱이인 미세플라스틱까지 쪼개지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의 염포해변. 밀물이 끝나는 자리. 양식장에서 떠내려온 부표가 줄지어 놓여 있다.



경남 남해군 유규해변에 만난 한 어민은 "바람이 불면 쓰레기들이 죄다 해변으로 밀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나이가 많고 주민도 많지 않아 치우지도 못한다"며 "군청에서 나와 쓰레기를 치우더라도 또 밀려와 쌓인다"고 토로했다. 동해는 남해와 서해보다 스티로폼 쓰레기가 덜했다. 하지만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스티로폼 알갱이를 찾을 수 있었다. 경북 포항 구룡포읍 구룡포 해수욕장에서 바다에서 밀려온 미역을 채취하기 바빴다. 한 어민은 "미역에도 스티로폼 알갱이가 붙어 있어 잘 씻어내서 말려야 한다"며 스티로폼 쓰레기 문제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동해는 남해와 서해와 달리 백사장 옆으로 식당, 슈퍼 등이 많았는데 이 때문에 백사장을 찾은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국내 미세플라스틱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응은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서울 시내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랑 해안가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은 관점이 다르다"며 "서울은 어떻게 됐던 서울 안에서 수거될 수 있는 반면 해변은 불법투기 되고 바다로 갈 확률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플라스틱 공포에 젖어 플라스틱을 일괄적 줄어야 한다는 정책 보다는 쓰레기의 사용과 유입의 특성을 파악하고 단계별로 특화된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 백바위 해변에 스티로폼 알갱이가 흰 띠를 이루며 쌓여 있다. (사진=박기묵 기자)


출처 : CBS노컷뉴스 

작성 : 박기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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